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호텔에 대해선 디벨로퍼 사이에서도 관심이 많은 편이다. 대형 호텔과 달리 전국에 퍼져있는 중소형 호텔은 객실가동률이 미미한 상황이 오래됐다. 사드(THAAD) 사태에 이어 잇따라 변수에 노출된 탓에 외국인 수요만 기다리는 기존 형태보다 내수비중을 늘릴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호텔 영업실적 저하는 대형 건설사 자회사 조차도 극복하기 쉽지 않은 형편이다. 대우건설의 완전 자회사인 대우송도호텔은 5성 등급을 받은 비즈니스 호텔이지만 실적부진을 벗어나지 못했다. 2016년 매출 307억원을 기록한 이후 지난해 275억원까지 둔화됐다. 지난해 1분기 매출은 61억원이었지만 올해 40억원으로 33% 줄어들었다. 최근 재무구조 개선 목적의 자금을 모기업으로부터 수혈받기도 했다.
대림산업의 완전 자회사인 글래드호텔앤리조트 역시 실적 부진폭이 컸다. 글래드호텔앤리조트는 메종글래드제주호텔을 비롯해 글래드호텔여의도, HIEX을지호텔, 항공우주호텔, 글래드라이브 등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까진 매출 1000억원을 넘을 정도로 외형이 확장되기도 했다. 하지만 올해 1분기 매출은 전년대비 31% 줄어든 145억원에 불과했다. 같은기간 영업손실은 30억원, 당기순손실은 27억원을 나타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수익성이 악화된 낡은 호텔의 경우 주거시설로 빠르게 변모하고 있다. 국내 최대 디벨로퍼인 MDM이 서울 광진구 광장동 일대 위치한 한강관광호텔을 인수한 게 대표적인 사례다. 당시 매매가격은 1850억원으로 최저입찰가로 제시됐던 1400억원을 크게 웃돌았다. MDM은 주거시설로 바꾸기 위한 인허가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강남 테헤란로에 있는 삼성 그린그래스 관광호텔은 롯데건설이 주거용 오피스텔로 바꾼 예다. 과거 30년간 10층짜리 관광호텔로 운영되었던 곳이 경쟁력을 상실하면서 18층짜리 주상복합시설로 용도변경을 택했다. 영동대로 남단 교차로에 있던 엘루이호텔도 고급빌라인 '더 펜트하우스 청담'으로 준공을 앞두고 있다. 현대건설이 사들인 부지로 20층짜리 주거시설이 들어설 예정이다.
비교적 신축급인 호텔의 경우 콘텐츠를 새롭게 입히는 방안을 연구하고 있다. 내부공간 자체를 캐릭터화하거나 용도를 아예 바꾸는 방안으로 개발 컨셉을 잡고 있다. 일부 부동산 자산운용사는 외국계 투자자와 함께 저가에 중소형 호텔을 사들이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부동산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과거 사드사태로 휘청인 이후 이번 코로나19로 매출이 크게 저하됐고 한번만 더 위기가 오면 버텨낼 수 없을 것이라는 위기의식이 형성돼 있다"며 "외국계 투자자 입장에선 저가매수 기회라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출처 - 더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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